시골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은 풋풋한 들판 냄새, 고향의 짚 냄새에 푹 빠져 지냈습니다. 친구들은 이제 모두 다른 곳에 있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생계를 위해 외국으로 떠났고, 어떤 친구들은 북한에 시집가 남편과 함께 남으로 떠났습니다. 하지만 저는 도시에서 살며 일합니다. 오후 바람에 실려 오는 햇벼 향을 맡을 때마다 그리움이 날카롭고 가슴 뭉클해집니다.
일러스트: LNDUY
아, 세상에! 먼 옛날 오후의 푸른 연기와 어우러진 익숙한 짚 냄새가 그리워… 너무 멀어서 가슴이 아팠다. 내 기억 속 시골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제방 곳곳에 피어난 야생화들이 매일 아침 흔들리며 햇살을 기다렸다.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는 들풀 무리는 마치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 같았다. 추수철이면 들판은 이른 아침부터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당시 농업은 오늘날처럼 현대화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와 누나들은 땀으로 등이 흠뻑 젖고, 흰 모자는 마치 계절이 오길 알리는 황새처럼 들판 위에서 흔들렸습니다. 시골길에서는 쌀을 실은 수레들이 해가 뜨기 전에 서둘러 말리러 돌아갔습니다.
마을 초창기부터 집집마다 황금빛 벼가 가득한 마당이 있었고, 우리 아이들은 종종 "쟁기질"이라 불리는 논밭을 왔다 갔다 하며 벼를 빨리 말렸습니다. 가끔 햇볕이 뜨겁고 바람이 세차게 불고 먹구름이 몰려오면 온 가족이 저녁 식탁에 모여 황급히 일어나 변덕스러운 오후 비를 맞으며 "쌀을 아껴두기" 위해 경쟁했습니다.
농사는 날마다 계속된다. 쌀이 다 말랐을 때라야 새 쌀 한 그릇으로 편히 쉴 수 있다.
순식간에 밭에서 추수가 끝났습니다. 길가에도 짚더미가 곳곳에 쌓여 있었습니다. 고향에서는 추수가 끝나고 나면 집집마다 정원 구석에 짚더미가 쌓여 있었습니다. 고향 특유의 짚 냄새가 참 좋았습니다.
그 냄새는 코끝에 달라붙어 매콤하고 따뜻한 향기를 남겼다. 매일 괭이를 들고 밭으로 가는 농부들의 땀과 뒤섞인 짚 냄새, 따스한 햇볕에 등이 타는 냄새, 어머니의 고된 노동과 수고의 냄새, 풍년의 기쁨과 농사를 망칠 때마다 농부들의 눈가에 깊이 새겨진 슬픔의 냄새.
짚 냄새는 시골 사람들이 잊을 수 없는 들판의 냄새입니다. 옛 시절, 향기로운 짚 냄새가 그리워서, "고향에 도착하자마자/짚 냄새/이미 날 미치게 만들었어/내 마음을 다해"(방후). 시끄러운 도시, 생계의 고충 속에서도, 나는 그저 깊은 숨을 들이쉬고 추억과 연결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맨발로 노란 짚더미에 웅크리고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하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고향의 추억은 언제나 들판의 향기와 바람 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그곳, 그 향수 어린 땅에는 은은하게 은은하게 퍼져가는 짚 냄새가 있다. 어딘가 잊힌 듯했던 짚 냄새가 갑자기 설렘으로 깨어났다.
세월이 흘러, 문득 내가 더 이상 젊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시골 들판은 내 기억 속 잊을 수 없는 일부가 되었다. 그것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순수하고 순수한 어린 시절이었다. 짚 냄새를 기억하며, 나는 나 자신을 위한 사랑을 모으고자 하는 욕망과 꿈을 품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오늘 오후, 햇살과 바람 속에 황금빛 짚 한 개가 떠 있는 것이 보였다…
안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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