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 시장은 다시 한번 혼란에 빠졌습니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 협정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 때문만은 아니고, 인도가 여러 종류의 쌀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탓도 있습니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이자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인도가 부분적인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특히 이미 높은 부채 수준과 식량 및 연료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반구 국가들의 식량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수준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설령 조만간 해제된다 하더라도, 이번 수출 금지 조치는 인도에 경제적, 지정학적으로 중대한 결정입니다. 이는 인도가 개발도상국의 선천적이고 책임감 있는 리더라는 인도 지도자들의 최근 주장을 크게 훼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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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의 이번 결정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내 식료품 가격 상승을 이유로 한 것입니다. 낮은 식료품 가격 상승은 전통적으로 인도 선거의 핵심 요인이며, 국내 쌀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10% 이상 상승했습니다.
대부분의 인도 경제학자 들은 정부가 가난한 인도인에게 쉽게 분배하거나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공개 시장에 방출할 수 있는 대량의 쌀을 비축하고 있을 때 왜 수출 금지가 국내 소비자에게 가장 좋은 답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실제로 뉴델리 관계자들에게 수출 금지 조치는 국내 가격 상승에 대한 첫 번째이자 마지막 대응책이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가 작년 우크라이나 밀 시장을 장악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인도는 다시 밀 수출을 중단했고, 이는 신흥국이 가장 취약했던 시기에 식량 불안을 심화시켰습니다.
인도는 세계무역기구(WTO)에서도 자국의 제한적인 무역 정책이 수백만 명의 자급자족 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농가 소득이었다면, 가격이 오르고 농가들이 희소한 수익을 올리고 있을 때 수출을 중단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인도가 세계를 선도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면, 자국의 결정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미국과 같은 부유한 국가에서도 인도 디아스포라 출신의 소비자들이 인도산 쌀을 사려고 슈퍼마켓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인도 정책 입안자들은 이러한 불만에 대해 즉각 반박하고 나섭니다. 그들은 이 금지 조치가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쌀인 바스마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해외 인도인, 특히 단립종 쌀을 선호하는 남인도 사람들에게는 큰 위안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정부는 작년에 발표된 수출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2022년 여름에 전년 대비 거의 두 배에 가까운 밀을 수출했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시스템상의 결함 때문이 아니라, 금지 조치 이전에 체결된 계약이 여전히 유효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정부들이 특정 밀 선적에 대한 예외 조치를 인도에 로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쌀에도 유사한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인도의 결정은 보복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세계 쌀 가격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경우 반발이 매우 빠르게 확산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는 쌀 부족 사태의 원인을 인도의 금지 조치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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