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수십 년 동안 세계 1위의 칩 파운드리였습니다. 그러나 2018년경부터 일련의 실수 이후 인텔의 선두 자리는 점차 무너졌습니다. 대만(중국)의 신생 기업인 TSMC는 꾸준히 성장하며 인텔을 대체해 왔습니다.

인텔의 현재 가치는 1,000억 달러 미만인 반면, TSMC의 시가총액은 거의 1조 달러에 달하며, 전 세계 상위 10대 기업에 속합니다.

인텔의 몰락은 미국에 큰 전략적, 지정학적 도전이 되었습니다. 미국이 최고의 칩을 원한다면, 삼성이 강력한 칩 파운드리 제국을 건설한 대만(중국)이나 한국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오늘날 미국에서 우리가 떠올리는 유명 "칩 제조업체" 중 상당수는 실제로 칩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엔비디아, 퀄컴, AMD 등은 칩을 설계한 후 TSMC에 생산을 아웃소싱합니다. 애플을 비롯한 여러 기술 대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칩과 같은 복잡한 제품을 결함 없이 대량 생산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만(중국)에서 생산에 문제가 발생하면 미국과 유럽 모두에 큰 타격을 입힐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각국이 자국 영토에 칩 공장을 짓기 위해 경쟁하는 이유입니다.

퀄컴, 인텔을 구할 수 없다

인텔의 쇠퇴가 우려스러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텔은 강력한 칩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법을 아는 유일한 미국 기업입니다. 지난주 월스트리트 저널은 퀄컴이 인텔에 인수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인사이더는 이 거래가 성공하더라도 미국 칩 제조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퀄컴은 인텔의 제조 활동에는 관심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언론에 따르면, 퀄컴은 일부 칩 설계 활동에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0o60avpt.png
퀄컴과 인텔의 결합은 미국 반도체 산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사진: 테크오피디아

인텔은 두 가지 주요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PC, 데이터 센터 서버 및 기타 용도에 사용되는 칩을 설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칩을 제조하는 것입니다.

수십 년 동안 인텔의 설계 및 제조 작업은 긴밀하게 통합되어 왔으며, 이를 통해 회사는 사내 칩 설계자의 정확한 사양에 맞춰 공장을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TSMC가 이끄는 다른 접근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칩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대신, 단순히 공장을 운영하며 다른 회사의 칩을 생산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1980년대 후반 TSMC가 탄생했을 당시, 이 아이디어는 비웃음을 샀습니다. 하지만 TSMC의 접근 방식은 옳았음이 입증되었습니다.

인텔이 첫 번째 아이폰용 칩 생산 기회를 놓쳤을 때 전환점이 찾아왔습니다. 애플은 결국 TSMC와 손을 잡았습니다. 퀄컴 역시 주요 칩 설계 업체였으며, 대부분의 제조를 TSMC에 아웃소싱했습니다. AMD를 비롯한 다른 칩 설계 업체들도 TSMC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TSMC는 이를 통해 다른 어떤 업체보다 칩을 더 잘 만드는 법을 배우는 데 필요한 "크고 다양한" 주문을 받게 됩니다. 2018년 블룸버그 기자 이언 킹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칩 하나에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스위치 몇 개에 단 하나의 문제만 생겨도 전체 부품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제조에는 최대 6개월이 걸리고, 수백 단계의 공정이 꼼꼼한 세부 사항에 대한 집중을 요합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공장은 조정하고 새로운 방식을 시도할 기회를 얻습니다. 만약 그 방식이 성공하면, 그 정보는 다음 생산을 위해 저장됩니다. 더 많이 생산할수록 더 좋습니다. 그리고 현재 TSMC가 가장 많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TSMC가 다양한 고객으로부터 교훈을 얻는 반면, 인텔의 제조는 단 하나의 고객, 즉 인텔 자체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폰 칩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인텔은 TSMC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됐습니다. AI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인텔의 "미아즈마"

인텔을 둘러싼 "미아즈마"를 제거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하며 복잡한 작업일 것입니다. 인텔은 심지어 자사 칩 일부 제조를 위해 TSMC에 비용을 지불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텔은 최근 파운드리 사업을 칩 설계 사업에서 분리하여 고객들이 경쟁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인텔에 제조를 아웃소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 과제는 바로 칩 제조에 능숙해지는 것입니다.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은 몇몇 대형 고객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TSMC와 경쟁할 수 없을 것입니다. 칩 제조 전문가가 되려면 오류를 발견하고 공정을 변경하며, 그 지식을 공장에 다시 적용하기 위해 대규모의 다양한 주문이 필요합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입니다. 대량 주문이 없으면 외부 고객들이 인텔의 제조 역량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합니다. 하지만 고객 없이는 인텔이 발전할 수 없습니다.

CNBC 에 따르면, 교착 상태를 타개하는 한 가지 방법은 미국 정부에 다른 기업들이 인텔 파운드리를 사용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지나 라이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엔비디아나 애플 같은 기업들이 미국 내 칩 파운드리 설립의 경제적 이점을 인식하도록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미국 4개 주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인텔은 CHIPS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85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2022년 통과된 규정에 따라 추가로 110억 달러를 차입할 수 있습니다.

인텔은 아마존 웹 서비스(AWS)용 AI 칩 생산을 위해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AWS는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로, 자사의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많은 칩을 설계합니다. 이는 인텔이 필요로 하는 주문량입니다.

기술 측면에서 인텔은 18A라는 새로운 공정 노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련의 칩 설계 규칙과 그에 따른 제조 시스템으로, 향후 몇 년 안에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인텔이 TSMC의 최상위 노드들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AWS와의 파트너십은 이 18A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Microsoft는 올해 초 이 프로세스 노드에서 맞춤형 칩을 제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텔은 단순히 고객만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18A 기술이 정말 뛰어나려면 필요합니다. 한편, 퀄컴은 이 부문 인수를 꺼리는 듯합니다. 이로 인해 최근 몇 달 동안 인텔의 분사설이 불거졌습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퀄컴이 인텔의 칩 설계 사업 중 일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월스트리트 저널은 퀄컴이 인텔의 일부 사업부를 다른 구매자에게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이 설계 부서와 별개의 회사로 운영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문제는 다시 한번 규모입니다. 규모 없이는 학습이 불가능하고, 규모 부족으로 인해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WSJ, Insider, CNBC에 따르면)